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고비


올해 상반기가 다 지나갔고 이제야 한숨 돌리며 적는 일상.

오랜만에 참 힘들었던 시간들이라 마음고생했지만

좋을 때만 있지 않음을 알기에 언젠간 다가올 힘듦을 받아들이려 했다.


3월에 새로운 사진관을 열었지만 내 첫사랑 같은 전농동 같지 않았기에 많이 낯설었다.

출근과 퇴근의 반복일 뿐 새로운 일을 시작하지도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마음대로 되는 것도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버티고 견딤의 반복에서 늘 마지막 생각은 모든 걸 정리하고 세상을 떠돌고 싶다는 생각뿐.

7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왔기에 너무 힘들다 생각 들면 언제든 내려놓자라고 생각했지만

늘 머리와 마음은 같지 않음을 또 한 번 느꼈던 시간들.


폭풍이 지나고 나서야 잔잔한 물결이 일으듯이 내 마음도 다시 잔잔해졌구나

돌아볼 여유가 생기고 내려놓아야 함도 알게 되었구나

이렇게 또 하나의 산을 잘 넘었구나 잘했다.




#.사진관 이야기


오늘은 6번째 오는 승윤이네 가족사진을 촬영했다.

언제나 인간미 넘치는 작가님을 응원한다는 어머님의 말에 눈물이 찔끔 났다.

아이들 20살 될 때까지 가족사진을 찍으러 오고 그 이후에는 아이들만 따로 보내겠다는 승윤이네 가족 이야기.

첫째가 오고 둘째가 오고 셋째가 오고 조카가 오고 옆집 언니가 오고 절친의 딸이 오고,

그렇게 전국 각지해서 해년마다 찾아오는 가족들.


사천명이었던 친구들이 오천명이 되어가고 그 들의 가족사진을 내가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엄청난 책임감이 생겼다. 

그래 그들이 나를 찾지 않을 때까지 단 한 명을 위해서라도 내가 남아있어야겠구나.


내 사진관은 나를 보러 오는구나.




#. 새로운 일


터널같이 캄캄했다. 불면증이 심해 잠을 못 잤다.

이대로라면 미치광이가 될 것 같았다. 사회공포증과 삼성동에 대한 압박감이다.


이럴 바엔 차라리 미치도록 집중할 일을 찾아보자 싶었다.

그렇게 찾은 또 하나의 직업은 유튜버가 되기로 했다.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날 첫 영상을 찍고 두 번째 영상을 찍었다.

처음 해보는 프로그램과 낯선 영상 촬영으로 애를 먹었지만 이마저도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자막 쓰는 법을 몰라 3시간을 헤매고 끄는 법을 몰라 몇 분을 헤매고 하나둘씩 알아가는 즐거움에

어차피 생긴 불면증으로 밤샘 편집을 했다. 몇 날 며칠을 밤새우니 생각보다 속도가 빨리 붙었고

이제는 프로그램도 제법 잘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아직은 구독자가 45명이지만 조회 수가 100이지만

티비에 내가 나오니 너무 재밌더라 자신감도 생기고 자존감도 높아졌다.

그리고 지금은 절정으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나는 나를 잘 알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물론 그 해결책이 매번 바뀌기에 정답이 나오기 전까진 참 힘들지만 말이다.





#.마무리


몇 달 남지 않은 2019년도 잘 지내보자.

잃어버리지 말고 잊어버리지 말고.


ps. 글은 매번 심오하나 사실은 개그맨이 되고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