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쟁이



단 하루도 후회 없이 살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해보고 싶었다. 그게 일이던 여행이던 공부던,

처음엔 마냥 누군가에게 지는 게 싫어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무엇을 위해 하는지 사실 모르겠다.

충분히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만족한 적 은 없더라.

마치,

4평 원룸에서 살다 방 세 칸짜리로 이사 와도 더 큰집을 갖고 싶은 것처럼.


한 달 만에 딱 하루, 온전히 쉴 수 있는 오늘이었지만

11시가 넘은 시간, 남들 사는 소식을 훔쳐보다 끝내 컴퓨터를 켜고 다시 일을 시작하고 있다.

남들보다 빨리 모든 걸 가졌다고 생각했지만 그래서 잠시 한숨 돌리고 있는 찰 나에

더 단단하게.. 천천히 오던 사람들은 나를 한 번에 앞질러 갈 만큼의 성장을 했더라.


전농동 열 평 스튜디오는 애착이 많이 가는 나의 첫사랑 같은 곳이지만

누군가에게 멋지게 보여주고 싶은 장소는 아니었을까.

노는 게 마냥 좋았던 시절 졸업했던 대학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아무리 스냅 작가로 유명해도 누구 하나 나를 알아줄까.

많은 생각이 들었고 조금은 내가 부끄러워졌다.

내가 정말 열심히 잘했던 만큼 수많은 사람들도 정말 열심히 살고 있었구나..


돈만 좇던 나는 이제 와 명예를 찾고 싶나 보다.

내면의 결핍을, 부족함을 성공으로 덮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타인보다 특별해지고 싶은 열망은 결국 강박이 되었다.


그저 오늘도

나는 후회없이 살고있다.


 2018. 12. 4. 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