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괌스냅


고작 2주 동안 괌에 가는 것이었지만, 한 달을 철야 해가며 국내 촬영본을 마무리 지어놓고, 가기 전까지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국내든 국외든 벌어들이는 수입은 매한가지였지만, 그저 내 스스로에게 던진 용기와 도전이였다.

30도 안팎으로 맴도는 날씨와, 하루에도 수 번씩 내리는 비 때문에 11일 동안 마음 졸이며 촬영에 임했다.

습하고 더운 날씨와 모래 가득한 선셋 촬영 때문에 비상 상태를 대비해 여유 카메라와 렌즈를 들고 가기도,

혹여나 데이터가 날아갈까 두려워 느려터진 노트북을 붙잡고 밤새 백업을 하기도,

짜고 달달한 괌 음식과 더위에 지쳐 입맛도 없고 지쳐버린 동료들을 붙잡고 화를 내기도 미안해 죽을 것 같기도.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 이곳까지 와서 이런 고생을 해야 하나 싶다가도

촬영을 끝내고 돌아와 밤하늘의 구름과 별을 보면 또 금세 기운이 나기를.

그제 새벽에 돌아와 하루 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는데 다시 저곳을 가고 싶어 혼자 향수병에 걸려버렸다.

5월 2주간의 괌 기억은 아마 가장 힘든 일을 했던 시간과, 가장 기억하고 싶은 추억일 테다.

너무나 감사하고 소중한 분들을 만나, 그분들의 행복한 웃음을 보고 있자니

"내가 하는 일은 참 괜찮은 일이구나" 싶더라.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게,

더 큰 무대를 꿈꾸어도 괜찮겠지.


2015. 5. 11. 16:34